[블로그] 성과 파시즘 / 마광수 : 문화일반 : 문화 : 뉴스 : 한겨레: "성과 파시즘 / 마광수"
이건 아주 날카로운 분석이다.
마광수가 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다.
자 우선 사도-마조히즘의 문제부터 풀어보자.
성적인 부분에서 왜 이런 관계가 가능한가?
사실 사도-마조히즘 혹은 포르노 적 표현으로는 SM플레이는, 사실 새디스트의 만족보다는 매조키스트의 만족을 위한 놀이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행위는 보이는 것과는 달리 실제적으로 이 것을 하는 경우에 두 당사자는 서로에 대한 완벽한 신뢰가 구축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행위다. 즉 누군가가 때리고, 그 것을 맞고 있는 사람은 서로간에 신뢰를 기반으로한 명확한 룰이 존재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이때, 매조키스트는 완벽한 신뢰를 통해 자신의 에고를 해체시킨다. 즉 말 그대로 슬레이브 상태로 전환을 한다. 그럼으로써 그 혹은 그녀는 에고로 부터 (혹은 생각 혹은 자존심 혹은 자아) 해방되어지면서, 완전한 내적 평화를 느끼게 된다. 즉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게 됨으로써, 자신의 행동이 우스꽝그럽고 지저분해 보인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이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이 상태가 되었을때, 그 혹은 그녀는 필터링 하지 않은 순수한 고통 혹은 쾌락을 느끼게 된다. 좋은게 좋은거가 아니고, 나쁜게 나쁜거가 아닌 생각 자체가 없어지면서, 그대로의 감각에 완전하게 자신을 열어 놓게 된다. 이때 개입되는 고통은 단순한 아픔이 아니라, 그 완전함 감각을 발달시키는 과정이라 보면 된다.
사람들은 섹스를 할 때에도 편하지 못하다. 내가 이렇게 하면, 저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변태라 생각할까? 아니면 요조숙녀인척 해야 하나? 이런 생각 자체가 그들의 섹스를 가로막는다. 여기서 한 단계를 더 나가면 오히려 그런 필터링 되는 생각들을 깨기 위해, 역으로 더 변태적인 가학적인 섹스를 하게 되지만, 이 것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순수한 그 상태, 그녀 혹은 그를 사랑한다는 그 자세로 그 혹은 그녀의 만족을 위해, 그리고 그 혹은 그녀의 만족을 통해 본인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정신적 오르가즘을 위해 서로가 완전히 몰입할때, 가장 환상적인 섹스가 가능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섹스를 꿈꾸면서도, 순수한 알몸의 두 남녀가 함께 있음에도 그들은 또 다른 옷을 걸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SM플레이를 통해서 자신의 그 필터링 하고 있는 생각 혹은 에고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그 혹은 그녀는 가장 순수하고 완벽한 쾌락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것은 곧 자유를 의미한다.
파울로 쿠엘류의 11분에서 그녀가 완벽한 오르가즘을 느끼는 섹스가 언제였는가를 생각해 보라. 그 것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다시 마광수로 돌아오자, 히틀러와 독일 국민의 관계를 SM으로 본 것은 적확하다. 1차대전 이후 고통에 신음을 하고 있던 국민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그 들은 더 이상 현재의 상황을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자괴감에 빠져있었다. 자괴감이란 것은 사실 에고가 불러 일으킨 감정이다. 즉 자신의 주변상황이 에고가 욕망하는 것과 큰 괴리감에 빠진상황이다. 그 들은 집단적 우울증과 혼란 속에 빠져들며, 구원을 바란다.
그 때 히틀러가 등장한다, 나를 따르라, 내가 너희를 구원하리라, 내 말에 복종할 때 너희는 자유를 얻으리라. 자 어떤가 SM플레이와 전혀 다르지 않지 않은가?
독일 국민들은 집단적 SM에 광기에 빠진다. 모두가 그들의 에고를 히틀러에게 던진다. 그리고 완벽한 슬레이브가 되어 역설적으로 완벽한 자유를 얻는다.
그가 우리를 구원해줄꺼야. 우리는 그만 따라가면 돼, 우리의 행동에는 우리 스스로가 져야할 책임이 없어.
- 사람들이 이 지경에 이르면, 얼마든지 잔인해 질 수 있다. 스키너의 실험처럼 사람은 자신의 책임을 느끼지 않는 상황에서 책임자의 지시를 받게 되면, 얼마든지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임으로부터의 자유가 모든 국민들을 히틀러에 집중하게 만든다. -
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국민들은 희망에 불타오르고,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가 다 알아서 해줄테니까. 여기까지 오면 이 것은 거의 종교에 가까워진다. 이 거 어디서 많이 본거다. 그래 성경에 나오는 얘기다.
단, 차이는 성경은 신을 따르라 하지만, 독일은 히틀러를 따른 것 뿐이다.
그러나 그 프로세스는 동일하다.
그러므로 성과 파시즘의 관계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SM적 상황을 성으로만 국한 시키는 것은 오류의 소지가 있다. 왜냐하면 이 것은 더 큰 우주적 원리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그 범주 안에 성도, 정치적 파시즘도 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이런 해석을 할 수 있기도 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의외로 빌헬름 라이히가 이런 주장들을 했다는 것이다.
빌헬름 라이히는 오르곤이라는 기계를 만들어, 이 것이 만병통치의 장치라고 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우주의 에너지가 들어있다고 했다.
왜 이런 사람이 파시즘의 대중심리라와 오르가즘의 기능이라는 책을 썼을까?
한번 그 맥락을 연구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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